도로를 떡하니 막고 앞차가 짐을 싣는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차를 피해 지나갈 공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과 뒤엉켜서 모두가 짜증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면 어떨까요. 여기 그런 현장을 맞닥뜨려 항의를 했다가 봉변당한 운전자의 사연이 있습니다.
지난 22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누리꾼들을 뜨겁게 달군 사연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봐주세요. 억울해서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는데요. 길을 가로막고 있던 차량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3시15분쯤 대구 대실역 근처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코너로 진입하던 중 앞에 있는 렉스턴 차량이 길 가운데 그대로 주차하고 짐을 내리고 실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는 “뒤차 운전자분도 당황스러운지 짧게 경적을 누르셨고, 앞 렉스턴 차주는 그걸 들으시고도 당당하게 그대로 방치하고 가시기에 제가 경적을 1.5초 눌렀다”고 말했습니다.
글쓴이가 함께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렉스턴 운전자는 트렁크를 열어둔 채 짐을 내린 뒤 차를 그대로 세워두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습니다. 글쓴이가 경적 소리를 내자 식당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A씨와 그의 아들로 보이는 B씨가 화난 듯 식당에서 나와 글쓴이를 몰아세우기 시작한 건데요.
B씨는 “그냥 지나갈 수 있잖아요. 가라고요! 듣기 싫으니까 가세요”라며 괴성을 질러댔고, 이 와중에도 A씨는 짐을 계속해서 싣고 있었습니다. 이후 A씨 역시 “짐 싣는데 XX 그렇게 갈 데가 없나”라고 욕을 했습니다.
B씨 말처럼 주차된 차 왼쪽으로 차 한대가 지나갈 공간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도 차들이 오는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문제의 차량이 부적절하게 길을 막고 있는 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부자로 추정되는 남성 둘은 본인들이 한 잘못은 아랑곳하지 않고 글쓴이를 향해 내내 악을 쓰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글쓴이는 “아들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개XX야’라고 욕하기에 ‘미쳤네’라고 하니 미쳤다고 받아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글쓴이는 “밀치기도 하고 배로 밀면서 욕하고 소리 지르는데 왜 블랙박스 앞으로 못 갔나 싶기도 했다”며 “위협을 받으면서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못 했던 건 너무 몰아붙이기에 정신도 없고 왜 이러나 싶어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그는 “영상 중간에 ‘아저씨 제가 잘못한 거예요?’라는 제 목소리가 등장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거였는데 눈 마주친 주변 상인 분들도 그냥 쳐다만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통화 중이었던 글쓴이의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오는 중에 벌벌 떨었다고 하는데요. 글쓴이는 “너무 당황스러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억울하기도 하고 이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올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부전자전이다” “앞으로 저런 놈 가게 이용하면 사람 아니다” “도로 가운데 떡하니 막아놓고 뭔 적반하장” 등의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이에 몇몇 누리꾼은 밤사이 해당 식당에 직접 다녀와 항의 포스트잇을 남겨놓기도 했는데요. 해당 식당은 현재 지도 리뷰 앱에서 1점 폭격을 맞는 중이라고 합니다.
운전을 하며 벌어지는 다툼에 절대적인 선과 악을 가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각자 조심하고 서로 배려해야 분쟁을 피할 수 있는 게 도로 위 세상입니다. 하지만 막무가내 민폐 행동은 분노를 부르는 게 사실입니다. 도로 중앙을 가로막고는 도리어 성을 내는 운전자. 여러분은 억울하다는 글쓴이의 호소를 어떻게 보시나요.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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