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40%에 육박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지지율을 두고 “심상치 않다”고 표현하면서도 “언론이 윤 전 총장을 신비주의로 키워준 덕분”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23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치 중립을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검사로서 정치 검사가 되는 것, 더군다나 검찰총장이 그렇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언론이 윤 전 총장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은 배제해 왔다”며 “박근혜·최순실 사태에 대해 ‘언론의 책임’ ‘언론의 검증 실패’라고 하지 않나. 그런 일이 또 일어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내 특수수사 인맥이 윤 전 총장 중심으로 검찰 조직 내 윤사단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들어가서 보니 정말 사실로 드러나더라. 그래서 묵묵히 일하는 다수의 형사 공판부 검사들을 발탁해 그들이 당하던 좌절감이나 이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한 비정상 인사를 정상화하는 노력을 계속했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것들이 과거 군대의 하나회를 연상시키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검찰당이라는 지적도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사퇴 전 검사들에게 ‘거악(巨惡) 척결’을 강조하며 로버트 모겐소 검사장 전기를 배포한 것에 대해서도 “촛불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나라에서 정치검사로 등장하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저질렀으면서 그렇게 멋 부리게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히려 세르지오 모르,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브라질 법무장관을 지낸 검사에 훨씬 더 가깝다”며 “윤 전 총장 명언 중 ‘나는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이 있는데, 미국처럼 선출로 뽑힌 검사장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망언을 할 수가 없다. 미국 검사에 비견할 자격조차 안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대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지금까지 5선의 정치를 하면서 우리나라 현대 정치에 있어 굵직굵직한 장면에 항상 역할을 해 왔다”며 “저로서는 시대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해 왔고 앞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에 누가 얼마나 부합한지 국민도 꼼꼼히 지켜보셔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스스로가 시대정신에 부합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점이 정확하게 전달되어서 국민께서 인정하고 부르시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라며 “제가 권력, 야욕을 드러내며 살아오지는 않았다.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