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에게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폭로자들이 기성용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23일 폭로자 D씨는 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지난달 24일 오후 기성용의 후배인 E씨와의 통화를 녹음한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서 E씨는 D씨가 폭로 내용이 잘못됐음을 인터뷰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인정하면 기성용이 사과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E씨는 “기자들이 형(D씨)이랑 다 주목하고 있다”면서 “성용이 형이 지금 (D씨가 오보 인정) 기사를 내(면), 만약에. 형(D씨)한테 통화를 하고 (중략) 형한테 사과를 할 마음이 있대”라고 했다. 이어 E씨는 “(기성용이) ‘뭐 잘못한 게 있지. 내가 잘못한 게 없겠니’(라고 말했다)”라면서 “(D씨가) 한발 물러나 달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D씨가 믿을 수 없다며 제안을 거부하려 하자 E씨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건 제가 밝히겠다. 나를 믿어라”고 하기도 했다.
공개된 녹취 파일 중 일부 내용은 앞서 MBC PD수첩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 측은 E씨가 기성용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에서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전남 순천·광양 지역의 인맥을 총동원해 기성용의 동문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축구부 선배인 A씨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기성용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A씨가 기성용을 지칭하고 있음은 내용상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기성용은 그동안 C씨와 D씨의 폭로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기성용 측은 전날 C씨와 D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