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흥국생명에 강력한 카운터 펀치…승부는 3차전으로

입력 2021-03-22 20:54 수정 2021-03-22 21:46
표승주(왼쪽) 등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IBK기업은행이 앞서 있던 2세트 6-2 상황. 흥국생명의 레프트 김연경이 강력한 백어택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공은 곧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블로킹한 IBK기업은행 센터 김희진에 정통으로 막혔다. 코트 바닥에 엎어진 김연경은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 상황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IBK기업은행이 홈에서 흥국생명에 강력한 카운터펀치를 먹이며 ‘봄배구’ 희망을 한 경기 더 이어갔다. 아쉬운 모습을 보인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절치부심해야 하는 입장이다.

IBK기업은행은 22일 경기도 화성의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3대 1(25-6 25-14 20-25 27-25) 승리를 거뒀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1차전에서 흥국생명의 ‘목적타 서브’에 고전하며 리시브효율 18.19%, 5득점(공격성공률 13.79%)에 그쳤던 IBK기업은행 레프트 표승주가 살아난 경기였다. 이를 악 물고 나온 표승주는 이날 수비에 공헌했을 뿐 아니라 안나 라자레바(31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16득점(공격성공률 36.84%)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벼랑 끝에 몰린 기업은행은 1세트부터 1차전(1대 3 패)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흥국생명 코트를 맹폭격했다. 리베로를 제외하고 투입된 모든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고, 팀 공격성공률도 56.25%(흥국생명 9.38%)에 달했을 정도. ‘주포’ 라이트 안나 라자레바는 서브 에이스만 3개, 센터 김희진은 블로킹 득점만 4개를 기록하는 등 서브(5-0), 블로킹(5-0)에서 모두 흥국생명을 압도하며 세트를 승리로 쉽게 마무리 지었다.

IBK기업은행은 2세트에도 흥국생명에 승기를 내주지 않았다. 1차전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김연경은 정확히 위치를 선정한 IBK기업은행 블로커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또 IBK기업은행의 날카로운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흥국생명 선수들은 공격 기회를 잡아도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릴 수 없었고, IBK기업은행보다 2.5배나 많은 범실을 기록했다(10-4). 2세트까지 경기 시간이 43분밖에 안 걸렸을 정도로 원 사이드한 경기가 펼쳐졌다.

공격하는 김연경(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 IBK기업은행을 맹추격했다. 김연경이 9득점으로 뒷심을 발휘했고, 브루나도 6득점으로 거들며 승부를 4세트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이날 라자레바, 표승주에 김주향(13득점), 김희진(11득점)까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 힘까지 짜낸 IBK기업은행을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두 팀의 1세트(25-6)는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 세트이자 2005-2006시즌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3세트(13분)에 이은 최단 시간 2위 세트로 기록됐다.

화성=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