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혈전증 위험 크지 않다”… 극히 드문 인과성 계속 조사

입력 2021-03-22 17:51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혈전 생성 논란과 관련해 정부와 전문가들은 백신과 혈전 간의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백신 접종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과 마찬가지로 일부 극히 드문 혈전증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0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고 최근 국내외에서 보고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관련 이상반응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EMA 등의 평가에 대해 검토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문위는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혈전 생성은 코로나19 감염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혈전증은 50%가 고관절 골절 등의 단기간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 생긴다. 각종 감염증, 암환자 등에게서도 발생하고 10%는 혈전을 일으키기 쉬운 다른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여러 요인이 있는 만큼 백신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쉽지 않다. 전문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증감염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이라며 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인구 100만명 당 1명 내외의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의 발생 보고에 대해서는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VST에 대해서도 외국 연구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연간 2~5건 생기는 희귀질환인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뇌정맥동에 혈전이 생겨 뇌동맥으로 올라간 혈액이 빠져나오지 않아 뇌압이 상승해 심한 두통을 유발한다. CVST로 진단을 받았다 해도 항응고치료를 통해 빠르면 1주, 보통 3~6개월 안에 치료된다.

백신 접종 후 두통이 발생한다고 해서 CVST를 의심할 순 없다. 흔히 나타나는 두통과 CVST로 인한 두통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CVST는) 일반 두통과 달리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것 같은, 평생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심한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상시 겪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두통이 백신 접종 3일 이후에도 지속 악화되는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3일 이내에 진통제로 조절이 안 되는 두통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구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있으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DIC는 큰 충격이 없는데도 몸에 빨간색 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책상에 잠깐 부딪힌 정도로도 굉장히 심한 멍이 들거나 어디 특별히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주로 다리 쪽에 2~3㎜ 정도 되는 빨간색 작은 멍들이 산재해서 점점 심해진다. 샤워를 하거나 거울을 볼 때 이런 출혈이 발생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