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소개한 데 대한 야당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성 정치인의 역할을 성 역할에 가둬 협소하게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선대위 회의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를 마음가짐,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언급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이 선대위원장을 향해 “돌봄을 여성 몫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당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성 역할 프레임’을 씌워 차별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자당의 여성 후보를 두고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말이 고작 성 역할 프레임을 씌우는 것밖에 없었냐”고 반문했다.
조 대변인은 또 “이 선대위원장은 지난해 7월, 출생과 육아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고 사과했다. 당시에도 ‘점잖은 막말’을 하더니 지금도 별다를 바 없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지적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편견 속에 기대어 말을 쉽게 내뱉는 경솔한 행동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이 위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황규환 상근부대변인 역시 구두 논평에서 “여성의 역할을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는 것으로 국한 지은 이 위원장의 왜곡된 성 역할 인식이 개탄스럽다”며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의 울부짖음에도 외면했던 민주당과 박 후보가 ‘여성’과 ‘딸’을 운운할 자격은 있기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