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운명을 가를 여론조사 첫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약점 보완’에 승부수를 던졌다.
오차범위를 인정하는 통상적인 여론조사와 달리 단일화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번엔 0.01%포인트라도 앞서는 쪽이 단일 후보로 선출되는 만큼 여론조사에서 ‘한 표’라도 더 받기 위해 양측 모두 총력전에 돌입했다. 안 후보는 열세로 분석된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파급력이 큰 유튜브를 활용했고, 오 후보는 청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스타트업·공유어린이집 등을 찾으며 서울 전역을 종횡무진 누볐다.
안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며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들춰냈다. 이어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TV와 조갑제TV에 잇따라 출연해 “저는 서울 상계동 전세아파트에 살고 부동산도 없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하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이 ‘무결점 후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신기루 같은 후보는 이번 선거를 끝까지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안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강남구 테헤란로의 스타트업 업체를 방문해 청년 벤처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서초구 서초동 공유어린이집과 도봉구 도깨비시장 등 강남·북을 오가며 안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청년들 고충에 귀를 기울였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여론조사 첫날 두 후보가 자신의 ‘약세’ 지지층에 공을 들인 이유는 최근 여론조사 흐름이 오차범위 내 박빙을 보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거의 동률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연령대·성향별 지지율이 극명하게 갈린다. 안 후보는 20~40대·중도층, 오 후보는 50대 이상·보수층에서 우위를 보인다. 아직 뺏어올 상대 지지층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KBS·MBC·SBS 방송 3사 의뢰로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가 20~21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에서 오 후보(34.4%)와 안 후보(34.3%) 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반면 연령대별 조사에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18~29세에서 15.4% 대 28.8%, 60세 이상에서 58.8%대 25.1%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쟁력 조사에서도 오 후보(39.0%)와 안 후보(37.3%) 간 차이는 오차범위 내였지만 보수층에서 각각 52.7%대 32.4%, 중도층에서 35.8%대 43.2%로 차이가 갈렸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여론조사 흐름대로라면 두 후보 단일화를 위한 22~23일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일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0.01%포인트 차이가 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기로 뜻을 모았다. 2개 여론조사 업체(각 1600명씩 총 3200명)이 각각 적합도(800명) 경쟁력(800명)을 모두 묻고 결과를 단순 합산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계산하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오차범위 내 결과에도 승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어떤 후보로 단일화돼도 힘을 합해 결선을 치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도 “누가 단일후보로 선출돼도 최선을 다해 서울시장 당선을 위해 돕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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