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됐다. 두 후보는 이틀간의 여론조사 개시 직후 본선 못지않은 총력전을 벌였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최근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예측불가 판세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결국 어느 쪽 지지자가 더 전화를 많이 받게 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로또 식 승부”라는 말이 나왔다.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는 이르면 23일 오후, 늦어도 24일에는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2곳이 각각 후보의 경쟁력과 적합도를 물어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오 후보 측은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오 후보 강세를, 안 후보 측은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안 후보 우위를 예상했지만 현재 판세는 안갯속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 출사표를 던진 후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으며, 오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선출된 후 상승세를 탄 상태다.
두 후보는 최근 경쟁력·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안 후보 측은 “경쟁력은 안 대표가 좀 높게 나타나야 정상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절 가중치가 없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후보의 운에 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 측은 “오 후보는 제1야당 후보로서 많은 리스크를 감당했지만, 누가 이길지는 정말 예측하기 쉽지 않다. 결과는 시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후보는 서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에서 자신이 앞선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공격의 화력을 집중하는 후보가 버겁고 무서운 후보”라며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낡은 (공격) 방식에 대해 면역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해서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야권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를 지지하는 20·30대, 중도층, 무당층이 저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선행 티켓을 목전에 둔 두 후보의 발언도 격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지난달 처분했다는 일본 도쿄의 박 후보 남편 아파트에 대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맹비난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의 내곡동 땅 의혹 공세에 대해 “독일 나치 선전장인 괴벨스 같이 흑색선전에 총력을 하는 민주당을 보니 ‘찌질한 정당’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정책선거를 할 건지, 괴벨스식 흑색선전에 매몰돼 국민들 실망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오 후보는 당초 이날 저녁 만나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할 예정이었지만, 여론조사 완료 후로 회동을 미뤘다. 두 후보는 단일 후보 결정 이후 서로 선거를 돕고 당선 이후엔 공동시정을 펴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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