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피해자 남편에 ‘수갑’…“멕시코계 용의자 취급”

입력 2021-03-22 14:51 수정 2021-03-22 15:18
지난 16일 발생한 애틀란타 스파 총격 사건의 희생자 애슐리 야운 곤잘레스가 그의 남편 마리오 곤잘레스와 생전 찍은 사진. 유색인종인 곤잘레스는 당시 총격 용의자로 의심을 받아 몇 시간 동안 수갑을 차고 있어야 했다. 페이스북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남편에게 당시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등 용의자 취급을 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피해자 델라이나 애슐리 야운(33)의 남편 마리오 곤잘레스는 스페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찰이 자신을 용의자로 다뤘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당시 야운은 남편 곤잘레스와 함께 애쿼스 지역 마사지 가게로 데이트를 나갔다가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남편 곤잘레스는 총격이 있을 당시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머물렀다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살아남았으나 대피한 장소에서 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2시간 넘게 붙잡아뒀다.

그는 당시 경찰이 “(범행이) 누구의 소행인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조사되기 전까지 나를 경찰서에 있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생전 야운이 곤잘레스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곤잘레스는 아내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붙잡혀 있어야만 했다. 이에 그가 몇 차례나 “아내는 어디 있느냐”라고 물으며 경찰에게 호소했지만 경찰은 이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곤잘레스는 “그들(경찰)은 내가 피해자의 남편이라는 걸 알고도 그렇게 대했다”며 “아마 내가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곤잘레스의 조카 제시카 곤잘레스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수갑을 찬 사람은 삼촌뿐이었다. 인종차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곤잘레스의 인터뷰가 스페인 현지 언론에 보도된 후 논란이 커졌다. 현지 누리꾼들은 “인종에 대한 혐오 범죄 사건에서 또 인종차별이 발생한 격” “당시 유가족이자 총격 사고의 생존자 중 수갑을 찬 사람은 곤잘레스 한 명뿐이었다”며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