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가족과 귀가하던 중 슈퍼카의 갑질과 보복운전을 당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게시물엔 관련 영상이 공개되지 않았고 댓글엔 슈퍼카 차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반박 글까지 올리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다둥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3일 오후 7시쯤 가족과 함께 귀가 중 당한 사연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내와 아이셋을 차량에 태우고 송정에서 귀가하던 중 삼거리 부근에서 신호대기 중 정차하고 있었다”고 한 글쓴이는 “오른쪽 골목길에서 갑자기 XXX번 넘버의 XX색 맥라렌 차량이 골목길에 엄청 빠른 속도로 굉음을 울리며 신호를 받아도 내가 앞쪽으로 운행을 못 하게 나의 차량 우측 앞으로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고 했다.
“순간 놀랐지만 신호가 바뀌어 앞으로 진행하는 순간 맥라렌 차량의 유리창이 내려오면서 ‘하얗게 상기된’ 얼굴의 30대 초반의 남자가 나에게 ‘똥차 새끼가 어디서 끼어드냐’ ‘사회에 암적인 존재’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계속 내뱉었다”고 한 글쓴이는 “화가 났지만 차 뒤에 9살, 7살 쌍둥이 이렇게 다섯 가족이 타 있는 상황에서 혹시나 안 좋은 일 생길까 봐 재차 창문 열고 ‘알았으니까 빨리 가라’고 말하고 창문을 올렸다”고 했다.
글쓴이는 “하지만 상대 차량은 계속 따라와 송정삼거리 신호 대기 중인 나의 차량 옆에 정차하더니 차에서 내려 미처 닫지 못한 썬 루프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 듯이 괴이한 행동을 취하며 아이들에게 ‘얘들아 니네 아버지 거지 다 알겠냐!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X발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며 욕설을 퍼붓고 차량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글쓴이는 맥라렌 차량을 피해 다른 길을 갔지만 해당 차량은 계속 쫓아왔다고 했다. 결국 아이들과 아내는 불안에 떨었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집 근처 중동지구대로 향했다고 한다. 해당 지구대에서 맥라렌 운전자의 인적사항을 기록했다. 이때 맥라렌 차주는 “변호사한테 이야기해놨다. 변호사가 알아서 할 거다. 이제 가도 되지?”라며 거들먹거렸다고 한다.
글쓴이는 “변호사 선임은 생각조차 못 하는 상황이고 복잡해지는 게 싫어 ‘억울하지만 운전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억울해도 참자’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먼저 달래준 뒤 지구대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좋은 차 타고 돈이 많다고 이래도 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글쓴이는 사건이 발생한 지 8일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며 “그날의 충격으로 아이들은 ‘아빠 우리 거지야?’ ‘우리 거지라서 돈도 없어’라며 맥라렌 차주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등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아 말수도 적어지고 소심해졌다”고 토로했다.
“며칠 고민 후 고소장 제출했다”고 한 글쓴이는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아무리 복잡한 일이 생겨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또 “감사하게도 이런 상황을 보신 사건 당시 주변 분께서 증인을 서 주시겠다고 연락처를 주셔서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위로와 응원이 쏟아졌다. 반면 상대 차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증거 영상 하나 없이 이렇게 이슈화시킨 거 보면 어이가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해당 댓글엔 “먼저 욕설과 보복운전을 한 건 작성자 측 차량”이라며 “아내분이 계속 욕하고 저희는 보복운전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분의 사과로 내가 좋게 합의 봐 드린 상황”이라고 했다. 댓글엔 또 “어떠한 증거자료도 없이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우리나라 정말 무섭다”며 “경찰관 증언부터 저도 자료 정리 다 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댓글엔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영상이 공개될 때까지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글쓴이의 아내로 추정되는 네티즌도 댓글을 통해 “블랙박스 영상 꼭 오픈해 달라”며 “지구대까지 쫓아와 내가 차에서 내려 당신한테 ‘우리 애들한테 아빠가 거지새끼라고 얘기했냐’고 물어보니 ‘그래. 내가 그랬다. 내가 그랬어. 왜!’라고 하면서 계속 비웃었지 않냐”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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