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계 덕워스 “인종차별 축소 등 철저한 수사 촉구”
중국계 추 “성중독인데 43㎞ 운전 아시아계 공격하나”
바이든 “여성이 폭력서 자유로운 사회돼야”
한국·태국·중국 등 아시아계 미국 연방 여성의원들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삼은 증오범죄라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숨진 이번 총격 사건의 범행동기로 미국 경찰이 ‘성 중독’을 제기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아시아계 여성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을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모두 한국계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인 영 김 의원과 미셸 박 의원은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했다. 이 두 의원은 한국계 여성으로는 최초의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들이다. 이들은 아시아계 출신으로 자신이 당했던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미셸 박 의원은 “최악의 (인종차별) 경험은 ‘우리는 너처럼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마오(마오쩌둥) 위원장”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경험도 전했다.
영 김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료 공화당 의원들이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쿵플루(Kung Flu·쿵푸와 독감을 합친 조어)”라는 말을 했던 것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그것은 완전히 잘못되고, 다른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의 말은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마음에 새기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증오와 싸우는 것은 당파적 이슈가 아니다”면서 “어떤 공동체에 대한 공격은 절대로 참아선 안 된다”고 단합을 호소했다.
태국계 여성인 태미 덕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경찰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것(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인종차별적인 동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덕워스 의원은 그러면서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이번 총격 사건의 범행동기와 관련해 인종차별 요소가 축소 보고됐는지 여부 등에 대해 보다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덕워스 의원은 한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인물로, 미국 육군 헬기조종사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2004년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을 받아 두 다리를 잃었다.
중국계 여성인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은 ABC방송에 출연해 “나는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라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단언했다.
추 의원은 “(용의자인) 21세 백인 남성이 마사지 업소를 첫 제물로 선택한 이후 27마일(43㎞)를 운전해 또 다른 2개의 아시아 스파를 공격했다”면서 “용의자의 유일한 문제가 성 중독이었다면, 27마일 이내 거리에서 그가 가본 적이었던 장소를 택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그는 특별히 아시아계 여성들이 많이 있는 스파에 갔다”면서 “실제 그가 총으로 숨지게 만든 사람들이 대다수가 그런 사람들(아시아계 여성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조지아 (애틀랜타)에서의 비극적인 살인을 포함해 여성에 대한 끔찍하고 잔인한 공격에 대한 너무나 많은 사례를 봤다”면서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픔을 준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 모두는 여성이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가 지역구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성 중독이 범행동기일 수 있다는 경찰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인종차별이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