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경쟁은 막판까지 혼전세 양상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 경선이 시작되는 22일까지 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선 최종 승리를 위해서는 범보수 지지층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 표심’을 잡아야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권은 부동산발 정권심판론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민들이 각종 세금과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과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다.
당초 ‘보수 텃밭’으로 불렸던 강남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표심이 몰릴 거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다소 변화된 분위기가 읽힌다. 야권 지지율 강세 속 오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기대 이하의 지지율을 보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조사한 단일후보 적합도를 보면 오 후보는 39.3%로 안 후보(32.8%)를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강남 3구와 강동구를 합친 강남동권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은 43%였다. 이들 지역이 전통적인 보수야당 텃밭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다소 낮은 지지세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지역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36.5%였다.
오 후보에게 표심이 몰리지 않는 것은 범보수 야권 후보가 여권 후보를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강남 내 반정부정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안 후보가 여전히 야권 지지층의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강남 유권자들에게는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지방선거 때 표를 몰아준 오 후보가 이듬해 시장직을 자진사퇴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있다. 당시 오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12만2527표를 뒤지고도 강남 3구에서 12만6930표를 더 얻어내며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두 후보는 단일화 경선 기간 강남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 개시 첫날인 22일 강남·서초 일대에 일정을 집중시켰다. 안 후보는 연일 부동산·경제 문제를 부각하며 표심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정책 협약식에 나선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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