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매 게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김우재 감독).”
IBK기업은행이 오랜만에 밟은 봄배구 무대에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오늘(22일) 열릴 단 한 경기에 챔피언 트로피를 향한 한 시즌 여정의 결과물이 뒤바뀔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22일 화성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틀 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로 패한 기업은행은 이번 경기를 잡지 못하면 봄배구를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다.
통계는 기업은행에 불리하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돼 봄배구가 열리지 못한 2019-2020시즌을 제외한 2005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열린 총 15번의 플레이오프 중 1차전에서 이기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팀은 없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1차전에서 완벽히 분위기를 살려냈다. 김연경은 1차전에서 양팀 최다인 29득점(공격성공률 53.33%)을 올리며 베띠 데라크루즈, 박정아에 이어 여자프로배구 역대 3번째로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500득점(515득점) 고지를 밟았다.
브루나는 범실을 13개나 범했지만 19득점을 올렸고, 블로킹에도 가담하며 흥국생명이 높이에서 기업은행을 앞서는 데(14-3) 기여했다. 김미연도 목적타 서브 리시브에 시달리며 공격 기여는 다소 아쉬웠지만(9득점·공격성공률 21.74%) 리시브효율 35%로 선방했다. 자신의 정규리그 리시브효율(22.6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을 정도로 집중력을 끌어올린 것.
반면 기업은행은 미디어데이에서 박미희 감독이 밝혔던 대로 표승주(29)를 향해 목적타 서브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흥국생명에 고전했다. 서브가 흔들리면서 견고한 세트플레이를 시도할 기회를 자주 잡지 못했다.
지난 12일 GS칼텍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치며 경기 초반 교체됐던 표승주는 1차전에서 정규리그 기록(27.57%)보다 낮은 리시브효율 18.19%에 그쳤고, 공격에서도 5득점(공격성공률 13.79%)에 머물렀다. 2차전에서도 흥국생명은 표승주를 공략할 가능성이 많다. 표승주가 컨디션을 회복해 정확한 리시브를 더 많이 성공시켜야 기업은행도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라자레바의 컨디션도 관건이다. 라자레바는 1차전에서 27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공격성공률 42.37%, 공격점유율은 40.69%를 기록하는 등 정규리그 29경기 평균 수치(평균 29.9득점·공격성공률 43.41%·공격점유율 53.95%)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활약을 했지만, 팀 전체 경기력이 떨어지며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여전히 경기 중 자주 손을 댈 정도로 허리 통증에서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라, 1차전 이후 몸 상태를 어느 정도 회복했는지 여부가 2차전 승리의 주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