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박원순 피해호소인’ 3인방으로 분류되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을 내려놓은 것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박 후보가 고 의원 사퇴와 관련해 아쉬움을 표하고, 국민의힘이 이를 비판하자 박 후보가 재반박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지난 19일 친문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고민정 사퇴가) 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오늘 좀 우울하다. 고 의원 사퇴로 ‘20만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지지자들이 많이 섭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 의원뿐 아니라 공동선대본부장인 진선미 의원이 선대위 직책을 내려놨다. 남인순 의원도 공동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주도한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이다.
박 후보는 고 의원 사의 표명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며 “고민정,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난다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민정 대변인이 되묻는다.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한다. 아프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고작 캠프 직책 사퇴로 생색낼 일이냐”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피해여성의 절절한 호소에 ‘모른다’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하루 만에 태세를 전환하며 군사작전 하듯 사퇴 임무를 완수했다”며 “지난 8개월간 피해호소인이라며 가해놀이를 하던 이들은 상황이 불리해지니 ‘문득 나도 여성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경이로운 인지 회복능력을 과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이가 없다. 고작 선거사무실에서 명패 하나 치우는 것이 엄청난 결단처럼 생색낼 일인가”라며 “‘몇 개월 동안 고민했다’는 (고 의원의) 참회가 진실이라면 애당초 캠프에 들어가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러한 국민의힘의 비판에 다시 반박했다. 박 후보는 ‘고 의원의 (캠프 대변인직) 사퇴로 20만표가 날아갔다’는 발언에 대해 “댓글을 읽으면서 설명을 한 것인데 국민의힘에서 나쁘게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1일 오전 ‘탄소중립 서울, 합니다 박영선’ 정책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말을 편집해서 본인들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공격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어떤 분이 댓글을 올려 그 내용을 읽으면서 설명하는 과정이었는데 그것이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 것은 허위사실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며 “정치권에서 그런 식으로 상대방을 음해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및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다시 불거지며 지지율이 주춤한 것과 관련해 “현장에서 (시민을) 뵈면 여론조사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며 “(길에서 만난) 70% 이상 분들이 굉장히 호의적으로 힘내라고 하고 있으며 20% 정도가 담담하고 10% 정도가 (부정적) 의사 표현을 하는 분들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