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독’ 주장에 “욕해도 돼?” 한국어로 분노한 아들

입력 2021-03-21 11:54 수정 2021-03-21 14:41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타국에서 홀로 자식을 뒷바라지하던 엄마를 잃은 아들이 성 관련 범죄라는 경찰 측 주장에 분노를 드러냈다. 아들이 올린 모금 사이트엔 하루 만에 30억에 가까운 온정이 모였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현정씨의 큰아들 랜디 박(23)씨는 20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성 중독이 총격 사건의 원인이 됐다는 20대 백인 남성 측 주장을 전해 들은 뒤 즉각 어눌한 한국어로 분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카메라 밖 취재진 등에게 “혹시 욕하면 괜찮아”라고 말했다.

욕을 참아달라는 말에 그는 “타깃이 된 장소 3곳이 주로 아시아계 지역이었고 희생자 대부분이 아시아계였다는 건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용의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당장 집세 등이 걱정돼 박씨가 20일 온라인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올린 후원금 모금 글엔 하루 만에 259만 달러, 우리 돈으로 29억원이 모였다. 동생과 자신, 엄마가 나란히 찍은 사진을 올리며 2만 달러(2200만원)의 목표 금액을 세웠던 박씨는 두 아들을 키우고자 삶을 헌신한 싱글맘인 엄마의 사망 소식에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면서 동생과 살아갈 방도를 찾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