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신 접종 후… 파키스탄 총리, 코로나19 확진

입력 2021-03-21 11:07 수정 2021-03-21 11:23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AP뉴시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산 백신을 맞은 지 이틀 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파이잘 술탄 보건분야 총리 특별 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칸 총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칸 총리는 가벼운 기침과 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8일 중국산 시노팜 백신을 1차 접종했다. 이 때문에 총리의 감염이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산 백신을 접종받고 있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신화뉴시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총리의 코로나19 감염과 백신 연관성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샤바즈 길 총리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과 (총리 감염을) 연계시키지 말아 달라. 백신 투여 후 몇 주의 시간이 지나야 면역력이 생긴다”며 “꼭 코로나19 백신을 맞아 달라”고 당부했다.

파키스탄 보건부 역시 “칸 총리가 감염됐을 때엔 1차 접종만 끝난 상태였다. 어떤 백신도 이틀 안에 효과를 내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칸 총리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왔다. 최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군중 앞에게 연설을 하기도 했다. 시드 줄피 부하리 총리실 특별 보좌관은 “총리가 백신을 맞기 전에 감염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 야당 연합인 파키스탄민주운동 지지자들이 지난해 11월 페샤와르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 집회는 임란 칸 총리의 경제 위기 대처 실패에 대해 내각 사퇴 요구의 일환으로 열렸다. AP뉴시스

칸 총리는 지난 2018년 7월 총선에서 부패 척결, 복지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했다. 이후에도 파키스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해 9월 야권에서 파키스탄민주운동(PDM)이라는 연합 조직을 결성하고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1000명대였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3000명대까지 늘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CSSE 집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19일 기준 62만3000명에 이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