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경쟁 중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주말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가 공개적으로 협상을 촉구하자 오 후보가 협상이 끝날 때까지 침묵하라고 맞섰다.
안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에 “전날부터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며 “오늘 오후에는 반드시 협상단이 만나 실무를 마무리 짓고 일요일부터는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썼다. 이어 “즉각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를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안 후보의 글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적은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신속하게 단일화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일요일, 월요일 중 자신들이 양보한 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늦어도 23일에는 단일 후보를 발표하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국민안전교육연수원 간담회 후에도 “이제 더 합의할 게 없으니 내일부터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며 “하루빨리 실무팀이 모여서 내일부터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이 굉장히 힘든 선거여서 하루라도 빨리 야권 후보 단일화가 돼야 겨우 해볼 만 하다”며 “하루라도 고의로 (단일화를) 지연시키는 건 더불어민주당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전날 밤 회동에서 선거운동 개시일인 25일 전에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이날 협상을 거듭 촉구하자 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더 이상 협상 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한 공방을 하지 말자”며 “이제 국민께서는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박수도 보냈지만 많은 질타도 보냈다. 또다시 협상에 대한 공방이 오가는 모습을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은 조속하게 진행하기로 합의한 사항인데 우리가 지금 협상 과정 하나하나 누구 탓을 할 때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는 것이다. 협상 종료 시까지는 침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아동 정책 공약 간담회를 마친 후 “안 후보와 어젯밤에 만나 법정 선거운동일에는 한 명의 후보가 선거 운동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여론조사를 끝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오늘부터 협상팀을 가동할 것이다. 협상팀에 가능하면 단일화 협상을 빨리 타결해 달라고, 여론조사도 조속히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