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어, 초사이언된 느낌” 화이자 2차 접종 시작

입력 2021-03-20 13:37 수정 2021-03-20 13:38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된 20일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대상자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20일부터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자인 정미경(51)씨도 2차 접종을 마쳤다.

정씨는 국립중앙의료원 시설팀 소속으로 코로나19 환자 병동에서 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23분쯤 2차 접종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신규 확진자가 하루 400명 정도 나오는데 100명 아래, 또 0명이 될 때까지 다 접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사 맞을 때 안 아팠다. 1차 때는 부담스러웠는데 오히려 지금은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1차 접종 뒤 이상 반응에 대해서도 “근육주사를 맞은 뒤처럼 (접종 부위가) 뻐근하다가 2시간 지나고서는 괜찮아졌다. 열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0일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는 코로나19 환자치료병원 종사자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1차 접종을 시작한 후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인 3주가 지난 후 2차 접종을 실시한 것이다.

이날 하루 접종 대상은 총 320명이다. 의료원에선 보통 하루 600명씩 접종을 받지만, 이날은 1차 접종 첫날 접종자 수에 맞췄기 때문에 접종자 수가 적은 편이다. 중앙의료원에서는 다음 달 2일 2차 접종이 완료된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된 20일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대상자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접종을 마친 의료진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영환 중앙의료원 외상센터장은 접종 후 “모든 백신이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는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기대가 더 크다”면서 “응급실에서 코로나19 환자인지 아닌지 모르고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접종을 완료하니 ‘초사이어인’(만화 드래곤볼 속의 강력한 힘을 가진 종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효상 의료원 감염중환자실 간호사도 “감염원 노출이 많아서 (사실) 걱정하는데, 조금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않았나 한다”며 “최근 (백신 접종 뒤) 이상 반응을 많이 걱정하는데, 모두 별 탈 없이 마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현경 의료원 책임약사는 “약제부가 백신 온도를 관리하고 접종센터에서 검수 업무에 참여해 이번에 먼저 접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안도감이 있지만, 아직 접종받지 못한 분들에 대해 부채 의식도 있다. 역할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접종 현장을 지켜본 고임석 의료원 진료부원장은 “2번 접종하고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게 1∼2주 후다. 또 항체가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라며 “4월 말께 첫 연구 결과가 나올 듯한데, 그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 반응을 두고선 “해외 결과에 따르면 2차 접종 뒤 15%는 38도 이상 열이 난다고 하고, 40%는 전신 이상반응이 있다고 하는 등 이상 반응 비율이 (1차 접종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에 관찰실 침상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부원장에 따르면 중앙의료원에선 현재까지 5천230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1.8%는 접종 직후 이상 반응이 있었고 0.4%는 이상 반응으로 인해 외래진료를 받거나 응급실을 찾았다. 또 접종자 가운데 90%는 맞은 부위에서 국소적인 통증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1차 접종을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에 대해서는 “2차례 접종한다는 것과 (백신이) 한정된 물량이라는 것, 또 이 백신 특성상 소분해야 한다는 것, 로스(폐기량)를 줄이기 위해 정확한 예약 시스템에 필요한데 아직 조금 불안정해 질병관리청과 피드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