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소업체에 청소를 맡긴 뒤 업체 직원으로부터 새벽 내내 사적인 연락을 받아 두려움을 호소했던 20대 여성이 결국 집을 떠나기로 했다.
피해 여성 A씨는 국민일보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로 불안에 떨고 있다며 서둘러 이사를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네이트판에 ‘청소업체 직원한테 야밤에 문자와 전화 온 거 넘어가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집 청소를 하고 간 남자 직원이 새벽 내내 연락을 했다”며 “해당 업체에 항의했더니 오히려 ‘아가씨가 예뻐서 그런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토로했다. (관련 기사 : )
"집 주소, 연락처 아는 그 사람 무서워… 집 내놓았다"
A씨는 지난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청소업체 직원에게 연락을 받고 너무 소름이 끼쳤다”며 “집 주소, 연락처 등 내 신상을 다 알고 있어 두렵다”면서 가족들과 논의 끝에 이사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새벽 2시쯤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잠결에 전화를 받아 이상한 사람이라 여겨 바로 끊었다”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재 중 전화 4통과 문자가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직원 B씨는 “집 청소해준 업체 직원인데 너무 이쁘다”, “만나고 싶다” “너를 위해 살겠다” “남자친구 있냐”며 추파를 던졌다.
업체 측 "돈 안 받을테니 기사 내려달라"
A씨는 국민일보 ‘사연뉴스’ 보도 이후 해당 업체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업체 측에서 청소비 120만여원을 돌려주겠다며 기사를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 돈 안 받고 싶다. 돈 120만원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업체의 대응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했으면 끝났을 일이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나를 이런 일로 별나게 구는 사람 취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해당 업체 지역 담당자에게 연락해 항의를 했더니 ‘아가씨가 예뻐서 그랬나봐. 젊은 사람들이 다 그렇지’, ‘그 일용직하지만 괜찮은 친구야. 만나봐’라고 했다”며 “비아냥 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집 찾아와 사과하겠다는 대표… 더 무섭다”
A씨는 “업체 대표 부인이 또 연락을 해 ‘우리는 고객의 신분을 노출한 적이 없다. 잘못은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지겠다’고 말하더라”며 “이제 와서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고 하면 뭐하냐. 이미 그 직원은 내 신상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 측에서 우리 집에 다시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더 무섭다”며 “업체 측에 오지 말라고 했다. 생각만 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내 명의 집이 생겨 즐거운 마음에 집 청소를 맡겼는데 졸지에 이사를 가게 생겼다”면서 “집을 빨리 팔고 싶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다. 일단 집을 내놓고 단기 원룸이라도 알아보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