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에서 성차별적 내용이 담긴 강의를 한 교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교수는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재학생들은 ‘단순한 사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모 여자대학교의 학내 커뮤니티에는 한 교수가 강의 내용과 관련 없는 성차별적 발언을 이어왔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가 된 A교수는 ‘상권 분석’ 과목을 강의했는데, 상권 정보와 관리 방법, 경쟁점에 대한 대응 전략 등과는 무관한 ‘직장에서 남성들과 진정한 업무 동반자가 되는 비법’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A교수는 이 강의에서 “남자들의 대화 주제는 스포츠, 정치, 주식, 여자 등 극히 제한적이다. 회식 자리에서 주변 남자 직원들끼리 하는 얘기를 유심히 듣고 무심한 듯 툭툭 의견을 던지라”거나 “남자들과 대화할 때 애매모호한 표현은 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자들은 모였다 하면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위기에 불쾌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다. 음담패설에 내공을 가져라“라는 등 황당한 설명도 이어졌다고 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이 같은 강의 내용 일부를 캡쳐한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글이 SNS에서 퍼지며 논란이 커지자 A교수는 온라인 강의실에 사과문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 내용 중 일부분이 학생들에게 오해를 갖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절대로 오해를 갖지 않길 바란다”는 취지다.
이 같은 사과문 공개 이후에도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재학생과 누리꾼들은 “어떤 부분이 오해를 샀는지, 재발 방지는 어떻게 할 건지 명시해야 할 것 아니냐”“해당 교수는 작년 강의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사과하고 넘어갔다” 등의 지적을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의 내용이 상권 분석 방식이나 경영 전략 등이 아닌 직장 내 남성과의 관계성 등을 강조한 것부터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학교 재학생인 B씨는 19일 국민일보에 “2020년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어났지만 사과만 하고 끝났다고 한다”면서 “여대에서 저런 발언을 한다는 자체가 성차별문제다. 이 문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잘못을 저지른 교수가 아닌 학교와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씨는 이번 사건을 놓고 SNS 상에서 퍼지는 무차별적 비난과 관련해 “교수 개인의 잘못일 뿐 학교와 학생들의 잘못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