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끌려간 공무원 고문사망…“걷지도 못했다”

입력 2021-03-19 16:53
쿠데타 항의 시위대 바리케이드 불태우는 미얀마 군인.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미얀마 군경이 실탄을 발사하며 사상자가 불어나는 가운데 고문에 의한 희생자도 속출하고 있다.

19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미얀마 중부 몽유아에서 쿠데타에 대항해 파업 중이던 공무원 코 툰 텟 아웅(24)이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코 툰 텟 아웅은 지난 15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몽유아에서 시위에 참여하려고 집을 나선 뒤 군경에 체포됐다.

이후 그가 몽유아 종합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이 면회나 전화 통화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뿐”이라며 허가하지 않았다.

결국 코 툰 텟 아웅은 17일 오후 풀려났지만 걷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눈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만달레이 종합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12시간도 안 돼 머리 내부 출혈로 숨졌다.

숨지기 전 잠시 의식을 찾았을 때 코 쿤 텟 아웅은 “무릎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격당했다”면서 “그들은 매우 폭력적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 툰 텟 아웅은 쿠데타 이후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다 죽임을 당한 첫 번째 공무원이 됐다.

또한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원 두 명도 체포 후 고문으로 사망했으며 그 외에 많은 사람이 구금 중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다. 총탄을 맞은 뒤 군부에 끌려간 이들이 치료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보도됐다.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으며 현재까지 200명 이상 숨지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