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주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최근 논란을 빚은 혈전 유발 가능성이 핵심이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단 접종은 지속한다. 정부는 접종 이후 발열, 근육통 등 예상 가능한 반응이 나타난다면 응급실을 찾는 대신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라고 안내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주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전문위)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오는 22일 발표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또 계획된 예방접종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게서 혈전이 발견된 국내 사례 두 건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의 평가도 함께 검토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질병청에 전문위 소집을 지시하며 “계속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이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의문을 가져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EMA는 18일(현지시간) 열린 회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 위험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에서 2000만명가량 접종해 469건의 혈전 사례가 보고됐는데, 같은 규모의 일반 인구집단에서 예상되는 수보다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적 검토의 필요성은 남겨뒀다. 비교적 드문 뇌정맥 혈전증 등 일부 사례와 백신의 관련성을 명확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백신 정보에 이런 설명을 추가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0시 기준 백신 1차 접종자는 전날보다 1만7501명 늘어난 65만9475명이 됐다. 이상반응 의심 신고도 202건 늘어 누적 9607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례는 1100건에 달했다. 이 중 80%가 발열 증상으로 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열을 동반한 중증이상반응은 2.2%였다.
정부는 이상반응 의심자들이 응급실에 몰려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전문가들과 상의해 응급실 운영지침을 만들겠다고 이날 밝혔다. 더불어 응급의료기관에 격리병상을 확충해 발열 증상을 보이는 응급환자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접종 이후 근육통이나 두통, 발열 등이 나타날 때의 행동 지침도 다시 안내했다.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 아세트아미노펜산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미리 준비하고, 만약 발열 등 예상 가능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에 가지 말고 약을 먹으라고 했다. 그래도 이틀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라고 덧붙였다.
호흡 곤란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119에 즉시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두통 그리고 발열, 근육통 같은 증상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함으로써 대부분 완화된다”며 “국민이 응급실에 몰려 꼭 필요한 응급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0일부터 코로나19 치료병원 의료진의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시작되지만 유행에는 아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전일 대비 463명 늘어 누적 9만7757명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만 320명이 나와 정부의 목표치인 200명을 크게 넘겼다. 휴대전화 이동량도 증가세로 파악됐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전국 3300만건에 달해 3차 유행 이전인 지난해 11월 수준에 근접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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