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에서 한국계 미국인 부부에게 “중국으로 꺼져라”등 막말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이 알고보니 전 뉴욕 상원의원인 故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한의 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WABC등 현지 언론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인종차별적 폭언을 했던 백인의 정체가 마우라 모이니한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그의 인종차별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1시 25분 맨해튼 킵스 베이 길거리에서 한인 교포인 마리아 하(25)와 그의 남편 대니얼 리(31)가 한 백인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영상이 퍼지며 알려졌다.
당시 하씨는 한 백인 여성으로부터 “당신은 여기 출신이 아니야, 공산당으로 꺼져 이X아” 등을 비롯한 폭언을 들었다. 남편인 이씨가 이에 항의하자 그 여성은 “이 사람이 날 때리려 한다”고 되려 피해자 행세를 했고,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와중에도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재차 비아냥댔다.
하씨 부부는 사건을 뉴욕 경찰측에 신고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며 해당 백인이 마우라 모이니한임이 드러나게 됐다.
모이니한은 작가와 영화제작자, 예술가 등으로 일해온 인물로, 과거 인도와 UN 대사까지 지낸 故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한 전 연방 상원의원의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이니한은 WABC와의 인터뷰에서 공개된 영상 속 백인이 자신임을 인정했지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부인했다.
그는 “당시 논쟁은 택시와 관련한 것이지, 반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나 인종차별 등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나는 아시아 인과 함께 일하고, 특히 중국 공산당에 대한 지속적인 투쟁에서 티베트인의 기본 인권을 확보하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바쳤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모이니한이 하씨 부부를 만나 ‘당시 상황을 해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씨는 “그가 한 말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를 만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또한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았기 때문에 미국을 떠나 공산주의인 중국으로 가라는 말은 매우 상처가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