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美 펠로시 첫 화상 “북핵 문제, 대화·외교뿐”

입력 2021-03-19 15:25 수정 2021-03-19 15:44

박병석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19일 첫 화상회담을 갖고 북핵과 한미 동맹 등 현안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8000만 민족이 죽고 사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대화와 외교가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도 “북한 문제에서 한국 관점 존중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박 의 장은 이날 오전 국회 영상회의실에서 가진 회담에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와 안보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라면서 “양국 의회가 한미관계를 포괄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양국은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미국의국무장관, 국방장관이 바이든 행정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선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다. 박 의장은 “어제 2+2 회담에서도 한미간 완전한 조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면서 “북핵 문제는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고 실현가능한 전략을 마련해 외교적 관여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장은 “한국 입장에서는 8천만 민족이 죽고 사는 문제”라면서 “대화와 외교가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며, 구체적으로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접근, 동시행동 방식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에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의 관점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향후 미국의 정책 논의 및 수립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중요한 가이던스(지침)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됐다. 박 의장은 펠로시 의장이 하원의장 취임 직후인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과 작년 한미동맹지지 결의안 채택을 지원해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당시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사과를 해야한다는 내용이다. 한일간에 위안부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화상회담에는 한국계미국인인 메를린 스트릭랜드(Marilyn Strickland) 연방 하원의원도 참석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미관계는 무역, 안보, 경제적 기회 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미 의회 내에서 한미관계의 강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스트릭랜드 의원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워싱턴 제10선거구 초선의원으로, 제117대 미연방 하원의원 취임선서 당시 붉은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로 된 한복을 입고 선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회담은 오전 6시 30분(미국 동부시각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4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윈디 파커 미 안보보좌관이 배석했고,우리 측에서는 복기왕 의장비서실장, 한민수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함께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