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中 배추절임’에 식약처 “국내 소비용 아냐”

입력 2021-03-19 11:18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위생 논란에 휩싸인 중국산 절임배추가 국내에 소비되는 김치와 연관이 낮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18일 서울지방청에서 수입 절임배추·김치 안전성 검사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이 회의는 중국에서 절임배추를 비위생적으로 만드는 영상을 놓고 국내에서 김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영상에는 구덩이를 파고 비닐을 깐 다음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는 포크레인으로 배추를 운반하거나 상의를 벗은 남성이 구덩이에 들어가 일하는 장면도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후 식당 등에서 중국산 여부를 묻는가 하면 김치를 먹지 않는 손님들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절임배추 동영상에 대해 “지난해 6월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과거 영상”이라며 “중국 정부도 이런 절임방식을 2019년부터 전면 금지하고 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김치하고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무혁 대구대 교수는 “한번 이색, 이취가 발생한 절임배추는 통관 단계에서 관능검사(제품 성질·상태, 맛, 색깔 등)로 차단이 가능하고, 여기에 물리적·화학적·미생물학적으로 오염상태 등을 확인하는 정밀검사도 진행해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2019년 현지실사를 다녀온 김동주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대구지원장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배추김치의 절임 공정은 모두 실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혜영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해당 절임방식은 배추의 색상이 변하고 조직이 물러지는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배추김치를 제조하는 재료로 사용하기는 부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 김치는 소금과 적정수준의 물로 배추를 절이고 있으나, 영상에서는 과다한 물에 침지해 배추의 수분을 모두 빠지게 하는 제조방식으로 전통적인 우리 김치 제조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절임 배추의 비위생적인 제조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자 식약처는 17일 현지 생산부터 통관, 유통 단계의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통관 단계에서 국내 기준·규격에 적합한 중국산 절임 배추와 김치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통관 검사와 정밀 검사를 강화했다. 기존 기준·규격 이외에 장출혈성 대장균 등 식중독균 검사도 추가로 실시한다.

또 식약처는 오는 22일부터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중국에서 수입되는 김치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 원재료를 중심으로 유통 단계별 안전성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