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하루” 애틀랜타 총격범 감싼 美경찰 대변인, 교체

입력 2021-03-19 10:52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을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애틀랜타 경찰국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제공)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으로 8명을 사망하게 한 남성에게 온정적인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부른 미 경찰 대변인이 결국 교체됐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 카운티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성명을 내고 애틀랜타 총격 사건 조사와 관련해 직접 언론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왔다.

넬드너 국장은 베이커 대변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대언론 창구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베이커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론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며 “(총격을 저지른)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아계 여성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한 롱이 겪은 하루가 ‘나쁜 날’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베이커 대변인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경찰이 범인의 행위를 두고 온정적이거나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크게 분노했다.

베이커 대변인이 과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티셔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17일 밤 갑자기 삭제한 사실도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프랭크 레이놀즈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은 “(베이커 대변인의 발언이) 많은 논란과 분노를 유발했다”며 그의 발언으로 야기된 ‘심적 고통’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넬드너 국장과 레이놀즈 보안관 모두 베이커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