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32·FC서울)의 성폭력 의혹이 ‘반전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번에는 기성용의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후배로 피해를 주장했던 D씨가 “기성용 측 변호인이 악의적으로 (육성 녹취를) 왜곡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D씨는 19일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배포한 육성 증언에서 “기성용 선수 측이 나에게 여러 경로로 집요한 회유와 압박을 가했다. 심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껴 잠시나마 ‘기성용 측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없는 것으로 해줄까’라는 바보 같은 마음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박 변호사와 상의했다. 그 결과 진실을 밝히는 것이 나에게만이 아니라 한국 체육계의 악습을 끊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법률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는 지난 17일 D씨와 기성용의 지인 E씨의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했다. 그 하루 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피해자 2명이 직접 육성으로 ‘가해가 6개월 이상 주로 합숙소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 데 따른 대응이다.
녹취된 통화에서 D씨는 “박 변호사가 확인과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기성용의 회유와 협박이 없었다’는 취지의 말들도 털어놨다. 하지만 D씨는 이런 발언들이 기성용 측의 회유와 압박으로 불안감을 느끼면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D씨는 특히 녹취된 통화 내용이 연결되지 않고 일부 단락마다 편집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성용 측 변호사가 나와 E씨의 대화 앞뒤를 잘라내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내가 박 변호사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 이는 나에 대한 심각한 인격 모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가 나를 대리해 언론에 배포한 모든 보도자료와 녹취 파일은 모두 내 의사에 따라, 내 동의하에 배포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못받았다.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박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D씨와 함께 피해를 호소한 폭로자 C씨도 있다. 이들은 첫 폭로에서 기성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목된 A선수는 곧 기성용으로 지목됐다.
송 변호사는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조치를 26일 안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C씨·D씨는 기성용 측에서 먼저 민·형사상 소송을 걸어오면 법정에서 진실을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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