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한국명 김대현·53)이 자신의 여동생도 인종차별 범죄의 피해자라고 털어놨다.
킴은 17일(현지시간) CNN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출연해 애틀란타에서 벌어진 연쇄 총격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의 여동생 역시 2015년 인종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
킴은 “집 근처에서 러닝을 하던 동생에게 한 남성이 차를 몰고 다가오더니 갓길이 아니라 인도로 가라고 소리를 쳤다”며 “동생은 남성의 말대로 인도로 갔지만, 가해자는 차를 후진시켜 여동생을 차로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충격을 받은 동생은 가해자에게 ‘지금 나를 친 거냐’고 했지만 이 남성은 또 차를 후진시켜 도망치는 여동생을 다시 차로 쳤다”고 덧붙였다.
킴은 동생의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들이 혐오범죄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 용의자는 이미 다른 아시아 여성들을 폭행한 전력이 있었음에도 끝내 난폭운전 혐의만 인정됐다. 킴은 “이 사건에서 누구도 정당한 정의로 여동생을 돕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애틀랜타 총격사건에 대한 보안관의 발언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베이커는 총기 난사로 여덟 명을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남·21)에 대해 “롱은 많이 지쳐보였고 나쁜 하루를 보냈다”며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킴은 “이건 우리 역사의 일부”라며 “인종차별과 이번 사건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회의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8일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이번 총격 사건 청문회에 참석해 한인 측 입장을 밝혔다.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사망자는 총 8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그 중 4명은 한국계 여성으로 알려졌다.
킴은 “한 나라의 역사엔 미래로 가기 위해 지울 수 없는 과정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있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그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2300만명의 우리는 단결했고 깨어나고 있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귀화한 킴은 김윤진과 함께 출연한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배우다. 영화 ‘헬보이’ ‘스파이더맨2’ 등에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