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생방 토론하자”는데도… 바이든, 여전히 “살인자”

입력 2021-03-19 04:20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 사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AP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신경전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른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을 살인자라 부른 것을 후회하느냐’라는 질문에 “아니다. 대통령은 직접적 질문에 직접적 답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자가 ‘그런 발언이 미러 관계에 건설적이냐’는 추가 질문을 하자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오래 알아 왔고 양국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바이든은 계속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했다.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서방측 판단에 근거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러시아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19일이나 22일에 ‘생방송 맞장토론’을 하자고 일방적으로 제안하며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푸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토론에서 “양자 관계, 전략적 안정성, 지역 분쟁 해결 등 많은 문제에 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대응도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바이든과의 대화는 생방송으로 직접적이고 정직한 대화를 한다는 조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거듭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살인자’ 발언에 대해 “남을 그렇게 부르면 자신도 그렇게 불리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어지는 적대적 조치에 반발해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긴급 소환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