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캠프 나간 고민정·진선미… 박영선 “삶을 다시 생각, 아프다”

입력 2021-03-19 00:15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선거캠프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한 고민정 의원을 향해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한다. 아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고 의원은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A씨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고민정,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난다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늘을 본다. 잿빛이다.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며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민정 대변인이 저한테 되묻는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A씨는 지난 17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고 의원과 남인순 진선미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했다. A씨는 “저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한 그 의원들이 직접 제게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박 후보는 A씨를 향해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 달라”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여성 의원 3명에 대한 징계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고 의원에 이어 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지하던 존재의 소멸 앞에 피해자의 고통을 포함한 모든 상황을 막아낼 순 없었을까 자책감으로, 무력감으로,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고백한다”며 “이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 온전히 일상히 회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