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 지칭 고민정, 박영선캠프 대변인 자진사퇴

입력 2021-03-18 17:15 수정 2021-03-18 17:54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가해자로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고 썼다. 이어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했던 남인순·진선미 의원과 고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남 의원과 진 의원은 지역위원장 49명이 당연직으로 맡는 공동선대본부장을, 고 의원은 대변인직을 맡은 바 있다.

당내에서는 오는 25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까지 박 전 시장 성추행 건을 어떻게 돌파하느냐를 두고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 의원이 대변인직을 사퇴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과 그다음에 진심을 전하는 것은, 단순하게 바깥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가 성급히 대책을 추진하기보다 피해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4·7 재보선 판세 반전을 위한 데드라인을 다음 주로 상정하고 총력전에 나선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큰 사건들이 많아 후보가 묻히고 있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후보가 가진 장점이 드러날 것”이라며 “다음 주가 최대 승부처”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성패가 갈리는 사전투표까지 총력전에 돌입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