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역주행한 ‘롤린’…브레이브걸스의 짠한 과거

입력 2021-03-18 14:16 수정 2021-03-18 14:24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걸스 유정 인스타그램 캡처.

4년 전 발매한 곡 ‘롤린’ 역주행으로 최근 큰 사랑을 받는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유퀴즈’에 출연해 해체 직전까지 갔던 그룹의 과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17일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해 3년5개월 만에 신곡 ‘운전만 해’를 발표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민영은 “‘운전만 해’라는 곡을 발표했는데 나오자마자 태풍과 장마가 시작됐다. 음악방송이 결방되고 활동을 제대로 못 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유나는 “그때가 마지막 앨범이라고 생각했다”며 “‘운전만 해’가 끝나고 나서 희망이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멤버들은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진로를 준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은지는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의류 쪽 일을 해볼까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유정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한국사 공부를 했다. 제가 할 건 취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나는 “저는 사실 지금까지 해온 게 이것뿐이라서 뭘 해야 할지 떠오르는 게 없더라. 간간이 해왔던 게 카페 일이었고 커피를 좋아하니까 바리스타 자격증을 최근에 땄다”고 밝혔다.

TVN '유퀴즈온더블록' 캡처.

민영은 “미련이 많았다. 팀에 대한 미련도 많았고 ‘한 번만 더 해보자’는 말을 계속해 왔는데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는데 아버님께서 반대를 많이 해서 부모님을 뵐 면목도 없었다. 성과를 계속 못 보여주니까 집에 갈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유정은 “저랑 유나는 숙소에서 짐을 뺐다. 나이가 어렸으면 버텨봤을 텐데 이제 각자 나이도 찼고 너무 막막했다. 노력해서 나온 앨범도 바스러지고 나니까 우리가 설 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이제 (그룹을) 정리를 하는 쪽으로 얘기를 해보자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역주행 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이었다”고 밝혔다.

역주행 영상을 본 당시의 심경도 전했다. 유나는 “지금 이러다가 또 말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몇 번의 역주행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TVN '유퀴즈온더블록' 캡처.

하지만 민영은 “저는 조금 느낌이 왔다. 불씨가 점점 커지는 게 달랐다. 댓글도 다 국군 장병 여러분이더라. 몇 군번 이런 거를 다 적어주시면서 ‘브레이브걸스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가 갚을 차례’라고 하더라. 인수인계하면서 나서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군 장병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렸던 브레이브걸스는 기억에 남는 위문 공연 무대로 백령도 위문 열차 무대를 꼽기도 했다.

유재석은 당시 백령도 공연을 봤다고 밝힌 누리꾼의 댓글을 소개했다. 관람객은 “진심으로 떴으면 좋겠습니다. 백령도는 왕복 시간만 서울에서 12시간 이상 걸리고 섬에서 못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브레이브걸스가 새벽부터 휴가 나가는 병사들의 사진 다 찍어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하다. 오랫동안 높이 기억에 남는 그룹이 되셨으면 좋겠다”라며 훈훈한 소감을 남겼다.

TVN '유퀴즈온더블록' 캡처.

이어 유재석은 브레이브걸스에게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유정은 “‘운전만 해’ 활동할 때 영상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이 있다. 너무 감명 깊어서 개인 SNS에도 올린 적이 있다”며 “‘얘들아 포기하지 마’라는 짧은 한마디였다”고 밝혔다.

유정은 “그 (포기하지 마) 한 마디에 마음이 울리며 한 번은 더 해볼까,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유나는 “(우리가) 가수로서 노래로 희망을 주는 것도 너무 좋지만 이렇게 다른 의미로 희망을 줬다는 게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