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를 준비하는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본격적으로 팀 내 생존 경쟁에 들어갔다. 스프링캠프에서 마이너리거를 가려낸 두 번째 심사를 통과했다. 정규리그 개막전 엔트리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지만,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데뷔시기를 앞당길 희망을 이어갔다.
텍사스의 존 블레이크 홍보담당 부사장은 18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캠프로 재배치할 4명의 투수로 드루 앤더슨, 제이슨 바르, 자렐 코튼, 루이스 오티스를 호명했다. 양현종은 지목되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텍사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3주를 넘겨 잔류한 셈이다.
텍사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에 마이너리거와 초청선수를 합류시켜 메이저리거와 함께 훈련을 진행하면서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유망주를 물색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급으로 평가받지 못한 선수는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한다.
텍사스는 지난달 18일 배터리(투수·포수)를 먼저 소집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야수를 포함한 72명의 자원을 놓고 옥석을 가려왔다. 그중 10명은 지난 13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했다. 이날 4명을 추가로 보내면서 스프링캠프 인원은 58명으로 압축됐다.
양현종은 올해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데뷔에 도전하고 있다. 스플릿 계약은 메이저·마이너리거 신분에 따라 연봉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양현종은 아직 메이저리거로 분류되지 않았다. 텍사스 스프링캠프에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시즌 중 언제라도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 연봉 13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등록할 수 있는 인원은 모두 26명이다. 이미 두 번의 심사를 거친 지금의 스프링캠프에서도 앞으로 절반 이상을 따돌려야 정규리그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 보름간 생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불펜으로만 두 차례 등판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8일 LA 다저스를 상대한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실점하고 흔들렸지만, 지난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두 번째 등판에서는 2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호투했다.
양현종의 개막전 등판을 놓고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텍사스주 지역매체 댈러스 모닝뉴스는 지난 17일 예상한 26명의 개막전 엔트리에서 양현종을 제외한 13명의 투수를 지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