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부순 ‘삼척도호부 관아’ 87년만에 복원된다

입력 2021-03-18 12:31 수정 2021-03-18 13:29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철거된 강원도 삼척시 삼척도호부 관아(조감도)가 87년 만에 복원된다.

삼척시는 삼척도호부 관아유적 복원사업에 대한 설계를 문화재청이 승인함에 따라 올해부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총사업비 116억원을 투입해 2024년 12월까지 보물 제213호 죽서루 일원 부지 3만1500여㎡에 객사와 동헌을 비롯해 토성, 석성 등 삼척도호부 관아 유적을 복원할 계획이다. 삼척도호부는 조선시대 삼척의 행정구역 단위다. 도호부 관아는 이 지역의 행정과 군사 등 역할을 했던 관청이다.

시는 지난 2010년 삼척도호부 관아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5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진행해 중앙에서 파견된 수령의 집무처인 동헌, 왕권을 상징하는 객사 등을 발굴했다. 그동안 문헌 기록에서 만 알려졌던 토성 일부도 확인됐다.

조선시대 유구 하층에서 고려시대 유구가 일부 확인되고, 신라를 비롯해 고려 전 시기에 해당하는 기와류와 도자기류 등도 출토돼 이곳이 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삼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시는 이를 근거로 삼척도호부 관아 등 죽서루 일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죽서루 일원에 있었던 삼척도호부 관아는 조선시대까지 행정과 군사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때인 1934년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죽서루를 제외한 모든 건물이 모두 철거됐다. 죽서루는 관동팔경의 하나로 삼척도호부 객사의 누각이다. 조선시대 건축을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죽서루를 비롯한 삼척도호부 일대를 도심 속의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삼척도호부 관아가 복원 후에는 도심 전통문화중심지로 새롭게 재탄생할 것”이라며 “깊은 역사를 간직한 곳인 만큼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