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억(광주시) vs 20억(서진건설)’.
광주시의 대표적 현안사업인 운수동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이 여전히 헛바퀴를 돌고 있다. 광주시와 시를 상대로 한 법정소송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되찾은 서진건설이 3년째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초 시작한 어등산 관광단지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총사업비 4800억 원의 10%인 480억 원의 사업이행보증금을 요구했지만, 서진건설은 기반사업비 200억 원의 10%인 20억 원만 내겠다는 주장을 협상 마감일인 16일까지 굽히지 않았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시와 서진건설은 결국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에 유권해석을 받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에 광주지역 최대의 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해당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 착수조차 못 하게 됐다. 중앙부처 유권해석에만 향후 최소 3~4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양 측 주장에 무려 24배의 차이가 나는 협약이행보증금은 안정적 사업추진을 담보하는 차원이다.
시는 2019년 3월 민간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총사업비 10%’의 보증금을 현금 등으로 먼저 내도록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7월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한 서진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진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전국적으로 전례가 없는 과도한 보증금인 데다 민간사업자 부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관련법을 확대 해석한 일방적 조건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보증금 액수에 불만을 품고 협약체결을 미뤄온 서진건설은 광주시로부터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가 법정 소송을 벌여 지난해 12월 승소해 권리를 회복했다.
시는 총사업비 산정과 반환을 전제로 한 보증금에 대한 구체적 유권해석이 내려지는 대로 협상을 다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어등산 일대 41만7500㎡ 부지에 호텔과 상가, 휴양시설, 골프장 등을 갖추는 것이다.
이 중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지난 2012년 덩그러니 문을 열었을 뿐 나머지 시설은 16년째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해묵은 현안인 이 사업의 해법 찾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광주시 김준영 문화관광체육실장은 “관광 불모지로 꼽히는 광주에 명품 어등산 관광단지는 꼭 필요한 관광기반시설”이라며 “조성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