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범, 플로리다서 추가 범행하려했었다”

입력 2021-03-18 10:37 수정 2021-03-18 11:50
1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 애크워스의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 팔러' 입구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동양인 혐오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마사지 업소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가 플로리다주로 가 추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를 살인과 중상해 혐의로 17일(현지시간) 기소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모습. 크리스프 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애틀랜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16일 용의자인 21세 백인 로버트 에런 롱이 애틀랜타에서 총격 사건을 저지른 직후 롱의 부모가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 영상 속 인물이 자기 아들이라고 알린 뒤 롱의 차량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가 설치돼 있다고 제보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골드 스파' 주변에 경찰의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연합뉴스

이 제보를 받은 수사기관은 롱의 GPS를 공유해 첫 총격 사건 발생 3시간여 만인 16일 오후 8시30분쯤 애틀랜타에서 240㎞ 떨어진 크리스프카운티 인근에서 롱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롱은 플로리다에서도 추가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때 체포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총격 사건이 더 벌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16일(현지시간)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드먼트로의 '아로마세러피 스파'에 경찰들이 출동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은 롱에 대해 4건의 살인, 1건의 가중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애틀랜타 수사 당국도 관할 지역에서 벌어진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16일 오후 5시쯤 애틀랜타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체로키카운티 액워스 마사지업소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다. 이후 1시간 뒤 애틀랜타 북동부 마사지업소 2곳에서도 총기 사고가 이어졌고 4명이 숨졌다. 이곳에서 숨진 4명은 모두 한인 여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용의자로 롱을 체포해 조사 중이지만 롱은 범행 동기에 대해 ‘인종 혐오’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롱이 성 중독(sexual addiction)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롱의 페이스북에는 “중국은 코로나19를 은폐하려 한다” “미국인 50만명을 죽인 것은 21세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국의) 계획 일부” 등 ‘중국 및 아시아계 혐오성’ 글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한인 매체인 애틀랜타 한국일보에 따르면 롱이 범행 전 마사지업소 4곳에 ‘아시안을 전부 살해하겠다’고 연락했다는 업소 종업원의 증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