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 아베’ 기획한 도쿄올림픽 공연감독 사퇴

입력 2021-03-18 10:21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총연출 담당자 사사키 히로시.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총연출을 담당한 사사키 히로시가 예정된 출연자에 대한 외모 비하로 비판 여론에 휩싸이자 사의를 표했다. 개막까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공연 총괄 책임자의 부절절한 발언으로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

일본 일간 산케이신문은 18일 “사사키가 오전에 사의를 표했다”며 “사사키는 최근 단체 대화방에서 개회식에 출연할 예정인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를 돼지로 분장하도록 제안해 외모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와타나베의 동글동글한 얼굴과 통통한 신체가 특징인 개그우먼이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지난 17일 “사사키가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개회식 연출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와타나베를 돼지로 분장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판 여론이 불거지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유감을 표하며 진상조사에 나섰다.

도쿄 조직위는 “몇 개월이 남지 않은 올림픽 개회식을 위해 고생하는 구성원들에게 죄송하다. 사사키가 조직위원장(하시모토 세이코)에게 전화를 걸어와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사사키는 일본에서 유명한 광고감독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회식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를 닌텐도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로 분장시킨 연출자도 사사키였다.

도쿄 조직위는 지난달 모리 요시로 전 위원장이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는 성별 비하 발언으로 지적을 받고 물러나면서 세이코 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이코 위원장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을 마친 뒤 일본 선수단 파티에 참석해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 전력으로 부임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