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지에서 연쇄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의 어린 시절을 두고 이웃 및 지인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때는 교회를 다니며 적극적으로 활동한 사실도 전해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롱은 2017년 조지아주 캔턴 지역의 시쿼야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인근인 조지아주 밀턴 지역 크랩애플 퍼스트 침례교회를 다녔다.
익명을 요구한 그의 동급생은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그에 대해 “순진하고 괴짜 같았다(nerdy)”며 “롱은 욕도 하지 못할 만큼 순진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는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며 괴짜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사냥꾼(hunter)이었으며 종교에 크게 심취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교회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청소년부를 담당한 브렛 코트럴 목사는 롱을 ‘적극적인 아이’로 기억했다. 롱의 부친은 교회에서 평신도 중 중요한 인물이었고, 롱과 부친은 주일 오전·저녁은 물론 수요일 저녁 모임과 선교 여행에도 동참하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럴 목사는 “(롱이) 애틀랜타 교외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10대였다”면서 “충격적이고 망연자실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 신도 대부분은 백인이지만 아시아계와 흑인도 일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침례교회 장로들도 성명을 내고 “관련된 모든 이들로 가슴이 찢어진다. 우리는 희생자와 가족을 애도하고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며 “롱의 가족도 마음이 아프다. 그들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교회 페이스북 계정이 닫혔지만 여기에는 2018년 올라온 롱의 간증 영상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롱은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를 들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연결을 지을 수 있었고 이것이 나와 하나님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완전히 나 자신을 위해 살려고 도망쳤고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원하셨으며 나는 구원받은 것”이라고 했다.
롱의 검거에는 부모의 신속한 신고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롱은 플로리다주로 이동해 추가 범행을 저지를 생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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