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시아계 걱정 안다”…한국계 의원들 “성중독 아니라 인종범죄”

입력 2021-03-18 07:26 수정 2021-03-18 07:32
바이든 대통령 “조사 끝나야 할 말 있을 것”
해리스 부통령 “증오에 침묵해선 안 돼”
한국계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 의회 연설
“인종 범죄를 성 중독으로 변명하는 것 중단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비판했다.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들은 미국 경찰당국이 범행 동기를 ‘성 중독(sexual addiction)’으로 몰아간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총격 사건은 ‘인종적 동기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는 전화로 법무부 장관과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부터 이번 총기 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범행) 동기가 무엇이든지,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것은 매우, 매우 곤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살인자의 동기에 관해 어떠한 연결도 짓지 않고 있다”면서 “FBI와 법무부의 조사가 끝나야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여성이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인도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슬픔과 분노를 함께 표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총격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과 우리 모두는 이번 희생에 대해 비통함을 느낀다”면서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폭력이라는 더 큰 문제에 대해 우리가 절대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증오범죄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그들과 연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누구도 어떤 형태의 증오에 직면할 때 침묵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혐오 범죄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계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 AP뉴시스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나는 흑인이자 한국계로서 이런 식으로 (사건의 본질이) 지워지거나 무시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이어 “인종적인 동기로 발생한 범죄는 정확히 그렇게 지칭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어려움이나 성 중독으로 변명하거나 다른 이름을 붙이기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이어 “이번 공격은 지난 1년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급증했던 폭력의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수사와 정의를 촉구한다”면서 “인종적 동기에 의한 폭력 행위는 정확히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디 김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의 뿌리)는 깊다”면서 “희생자들 중 한 명을 제외하면 모든 사람들이 여성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혐오를 멈추게 하는 것은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는 데서 시작한다”고 용기를 호소했다.

영 김 의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희생자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아시아·태평양계를 향한 증오와 공격 행위를 목격하면서 나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와 함께 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