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시즌 개막 전부터 과거 성폭행 가해 논란에 휘말린 기성용(FC서울)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흔들림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기성용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FC와의 K리그1 2021 5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8분 역전 결승 골을 넣어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 때 1대 0 승리를 만든 골에 이은 2경기 연속 골이자 승리로 직결되는 득점포였다.
기성용은 초등생 시절 축구부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시즌 개막 직전 제기돼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연일 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이날은 지난 두 경기 풀타임의 피로를 고려해 벤치에서 시작, 후반 시작할 때 교체 투입돼 여러 차례 날카로운 슛 감각을 보인 끝에 또 한번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기성용을 둘러싼 논란은 전날 ‘PD수첩’(MBC)에서 상대 측이 거듭 피해를 주장하며 재점화했는데, 이날 기성용 측 변호인이 반박 보도자료를 내는 등 경기장 밖에선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기성용은 단단한 모습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인천전에 이어 다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 수훈 선수로 참석한 기성용은 “제 직업은 프로축구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장에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그런 일로 흔들린다면 핑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라운드에서 프로로서 최선을 다하는 게 직업적으로 제 역할이다. 정신적으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그라운드에 서면 저도 모르게 신이 나고, 팬들 앞에 서면 기쁘다. 밖의 상황이 어떻든 그라운드 안에선 행복하기에 저에겐 더 동기 부여가 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름 서울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후 홈 경기에선 처음으로 골 맛을 본 기성용은 유니폼의 구단 엠블럼을 여러 차례 가리키는 등 화려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그는 “서울에 와서 홈 팬들 앞에선 처음으로 골을 넣었다. 오늘도 많은 팬이 오셨는데, 그 앞에서 골을 넣은 게 저에겐 큰 감동이고 기쁨이었다”면서 “정말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 경기는 수원 삼성과의 라이벌전이다. 지난해 나란히 하위 스플릿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던 서울과 수원이 올해는 달라진 모습으로 상위권에 자리한 가운데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컨디션이 올라온 기성용의 활약도 주목된다.
기성용은 “수원이 박건하 감독님이 오신 뒤 좋은 팀으로 변화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오늘 승리 덕분에 선수들이 자신 있게 나설 수 있을 거다. 휴식기 전 승점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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