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 단일화 협상, 등록일 이틀 남기고 또 파행

입력 2021-03-17 22:24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왼쪽)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후보 단일화 협상이 최종 후보 등록일을 이틀 앞두고 또다시 파행됐다.

양 측 실무협상단은 17일 오전부터 협상을 이어갔지만, 여론조사 유·무선 전화 비율을 두고 난항을 겪었다. 결국 양 측은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단일화 협상은 파행됐다.

이와 관련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쯤 최종 협상을 마친 후 브리핑에서 “오늘 저녁에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 시간 이후 국민의당 입장을 당과 협의해 내일까지 돌파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우리는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경쟁력 조사는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으며 합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위해 유·무선, 특히 유선 전화의 비율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청을 했고 국민의당에게 10%라도 하자고 조정안을 내고 기다렸다. 하지만 국민의당 측에서 수용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가상대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그는 “저희가 중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가상대결이기 때문에, 그걸 존중해 주신다면 유선 10%를 포함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그게 어렵다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결해 야권 단일후보 중 오세훈, 안철수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냐’는 조항을 쓰되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게 부족하다면 대신 경쟁력 조사와 함께 적합도 조사도 동일하게 50대 50으로 해 후보를 결정하는 게 어떻겠냐는 수정 제안을 드렸다. 수정 제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에 오늘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후보 등록일은 오는 19일까지다. 당초 양 당은 17~18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아직 여론조사 문항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황인 터라 기한이 촉박해 최종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할지조차 불투명해졌다.

다만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 총장은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아침에 접점이 있으면 연락을 해서 새벽에라도 만날 수 있는 것이고, 접점이 안되면 조금 더 늦춰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데드라인을 내일 오전 9시로 본다. 그러면 후속 조치로 설문지를 만들고 10시부터 조사를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