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급 외교·안보 관료인 국무·국방부 장관이 17일 동시에 방한했다. 미국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투톱이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5년 만에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을 부활시킨 한·미 양국은 18일 공동성명까지 도출하는 등 굳건한 동맹 관계를 대내외에 공표할 방침이다. 양국은 한·미·일 3자 협력 방안과 대북 메시지 도출에도 조율에 들어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국에 도착한 뒤 서울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서욱 국방부 장관과 각각 한·미 외교장관 및 국방장관 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두 장관은 모두 한·미동맹 강화와 중국 견제를 최우선으로 거론했다. 오스틴 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한국은 국제질서 수호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도 정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를 위한 평화, 안보의 핵심축”이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인권, 민주주의, 법치라는 공동의 비전을 달성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개발과 인권도 문제 삼으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자국민을 학대하는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 권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양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 회담에선 한·미동맹 양자 현안과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외교·안보 사령탑의 첫 순방 일정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한·미·일 3각 공조 등을 통해 북한 및 중국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난 행보로 풀이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