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300명대, 주중엔 400명대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가 4주째 이어졌다. 최근 유행이 정체돼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특별방역대책을 통해 수도권 확진자를 하루 200명대로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469명 늘어 누적 9만6849명이라고 밝혔다. ‘말3중4’ 공식은 지난달 중·하순부터 4주 내리 이어지고 있다.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엔 확진자가 300명대로 나오다가 주 중반 이후부터 다시 4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3차 유행을 충분히 안정시키지 못했다며 전날 발표한 수도권 특별방역대책의 효과를 기대했다. 다음 주까지 수도권의 환자 수를 200명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의 유행 추이가 이어지면 당초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거리두기 개편안의 발표도 미루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최근 1주간 수도권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308명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각심을 잃고 4차 유행을 허용하게 된다면 이보다 뼈아픈 실책은 없을 것”이라며 “참여방역으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준의 확진자 발생이 사실상 새로운 ‘베이스라인’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를 과거처럼 100명대, 200명대로 줄일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따뜻해진 날씨와 국민의 피로도,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조치가 맞물리며 이동량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주말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이 직전 주말보다 2.8% 늘어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에서는 이동량이 11.2% 증가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2분기 예방접종에 쓰일 백신의 운송 일정이 구체화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다음달부터 만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입소자·종사자 접종에 쓰일 화이자 백신 25만명분이 오는 24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에 받기로 한 나머지 25만명분은 그 다음 주 중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5만명분의 도입 일정도 구체화됐다. 공급을 맡은 유니세프는 해당 물량을 34만5000명분과 70만5000명분으로 나눠 각각 이달 31일과 다음달 22일에 네덜란드에서 배송하겠다고 정부에 알려왔다. 통관 및 운송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각각 다음달 초와 말에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해당 물량은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된 제품이지만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세계에 일괄적으로 공급되는 물량인 만큼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해 일단 유럽으로 반출된다. 이 물량은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등의 접종에 사용된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