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32)의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이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PD수첩 진행을 맡고 있는 서정문 PD는 17일 유튜브에만 공개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목격했다는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며 “다만 제보자들이 언론을 통해서가 아닌 법정에서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해 이번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C씨, D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기성용, B씨의 입장이 대립하고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방송 여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목격자들의 존재를 알게 됐고, 녹취 파일 내용까지 확인한 뒤 보도하게 됐다고 했다. 서 PD는 “제보자들”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등 복수의 제보자가 있음을 계속 언급했다.
서 PD는 다만 “(제보자들의) 법정 출석 여부까지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 이후의 일이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확인한 바는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들이 법정에서 공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PD는 C씨, D씨 측에서 폭로 자체가 오보임을 인정했다는 기성용 측의 입장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를 하면 오보라고 하기로 약속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폭로 이후 기성용 측이 반박하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고, 이에 C씨와 D씨가 매우 힘들어했다고 한다”며 “결국 기성용이 사과를 하면 C씨와 D씨가 자신들의 폭로는 오보였다고 하기로 기성용 측과 이야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런데 사과가 없었고, C씨와 D씨 입장에서는 오보라고 해줄 이유가 사라진 것”이라며 “가족들조차 C씨와 D씨의 폭로를 의심해서 (사과만 받으면 오보라고 하고) 다 내려놓으려 했는데, 사과조차 없자 더 묻어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벌어진 2000년은 기성용과 B씨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라며 “그들도 미성숙한 시기였기 때문에 C씨와 D씨는 사과만 해준다면 용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C씨와 D씨가 또 다른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다. 본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그런데도 폭로를 결심한 것은 20년이 지났지만 마음의 상처로 계속 자리 잡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PD는 “폭로 결심을 하면서 본인들이 과거 저지른 가해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미안해하고 있고 사과했다”면서 “이런 폭력이 대물림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폭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PD수첩은 지난 16일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였던 C씨와 D씨가 선배인 기성용과 B씨에게 지속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성폭력은 축구부 합숙소에서 이뤄졌으며 구강성교 등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방송 이후 기성용 측은 “PD수첩이 국민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면서 “(방송 전) D씨의 육성을 제공했으나 대부분 방송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께서 이번 사태의 진실을 판단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D씨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 9개를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D씨는 담당 변호사에게 폭로 기사는 오보이며 정정 보도를 해달라고 했지만, 변호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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