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부검서 혈전 나왔지만… 정은경 “AZ 맞아도 된다”

입력 2021-03-17 17:52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된 사례 중 혈전이 발견돼 방역 당국이 백신과의 연관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백신 접종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에 대해 “현재 (혈전이) 이상반응으로 보고된 사례는 없고, 사망사례 중 한 건에서 (혈전) 부검 소견이 보고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혈전 소견이 보고된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있던 60대 요양병원 입원환자였다. 지난달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이달 6일 호흡부전으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후 부검 과정에서 육안 소견상 혈전이 확인됐다. 피해조사반은 이 사례에 대한 잠정 조사에서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부검 결과가 나오면 재평가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이 환자가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중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이 환자가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었고 의무기록상 다른 사망 원인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었기 때문에 백신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며 “사망 당시 의료진은 호흡기 계통 문제로 사망한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청장은 “국민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며 “질병청 직원도 접종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부터 127명의 질병청 직원이 백신을 맞았다. 박영준 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도 브리핑에서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접종을 중단할 명확 근거가 아직 없는 상황이라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간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MA는 18일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비접종자에 비해 혈전 발생이 높다는 보고는 없다. 혈전과 관련한 증상은 비만, 고령 등의 이유로 흔히 발생하기도 한다. 박 팀장은 “2016년 발표된 해외연구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이 혈전증 발생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고, 80대는 10만명당 500명 이상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령이 위험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혈전은 백신에 의해서 생기는 아주 특수한 상황 질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남아공 변이 예방효과가 10.4%에 불과하다는 논문이 게재됐다. 감염 예방효과가 사실상 없는 것이어서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