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투나잇” “강력한 한·미동맹”…美 외교·안보 투톱 일성

입력 2021-03-17 17:5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7일 각각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다. 미국 외교·안보 투톱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은 2010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두 장관 모두 일성은 ‘강력한 한·미동맹’이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이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일본과 함께 한국을 선택하면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 공조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스틴 장관이 먼저 이날 정오쯤 공중지휘통제기인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경기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E-4B는 미 국방부 장관 전용기로 하늘을 나는 ‘전시상황실’이다. 핵전쟁 수행 능력도 갖춰 ‘둠스데이(Doomsday Plane)’로도 불린다. 미 국방부 장관을 태운 E-4B의 한국행은 2017년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방한 이후 4년 만이어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오스틴 장관은 실제로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과 중국 위협에 맞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장관으로 부임하고 나서 첫 해외 순방 중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군사대비태세는 최우선 과제이며 우리 연합대비태세는 필요시 ‘파이트 투나잇(오늘 밤 싸운다)’ 할 수 있는 준비가 완비돼 있게 해야 한다는 점에 서 장관도 동의할 것”이라며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고 했다. 회담에 앞서 국방부 영내 연병장에서는 정식 의장행사가 열려 예포 19발이 발사되기도 했다.


오스틴 장관 도착에 이어 오후 블링컨 장관도 전용기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블링컨 장관은 도착 뒤 트위터 계정에 “한·미동맹은 강력하다”며 “코로나부터 기후 위기, 핵확산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썼다. 오산공군기지 도착 사진도 함께 올리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와서 기쁘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동시에 접견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합동 접견계획을 전하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5년 만에 개최되는 한미 2+2 외교·국방장관 회담 결과를 비롯한 방한 주요 성과를 보고 받고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두 장관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도 같은 날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을 각각 별도 면담해 한·미동맹,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한·미 양국을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문에 대해선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김여정 담화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놨으니 추가로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임성수 손재호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