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유행이 유럽을 강타하며 이탈리아가 또 다시 봉쇄됐다. 프랑스 정부도 ‘특단의 대책’이 있을 것이라며 봉쇄 조치를 예고했다. 부작용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까지 중단되며 유럽의 방역이 다시 위기를 맞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전날부터 봉쇄 조치가 시행된 이탈리아가 텅텅 비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둘러본 로마의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학교와 식당에는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곳곳에는 준비를 하다 만 부활절 축제의 흔적이 가득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2일 “이탈리아는 변이바이러스가 몰고 온 새로운 감염의 파도를 마주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봉쇄조치의 도입을 예고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몇 달간 지역별 확진율에 따라 달라지는 방역 체계를 운영해왔다.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감염을 억제하면서 경제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3차 유행이 재발해 또다시 봉쇄에 직면하며 이같은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탈리아의 바이러스학 권위자인 마시모 갈리 박사는 “이탈리아의 3차 유행은 이미 시작했으며 변이바이러스는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백신이 들어오면 방역이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도 봉쇄령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가 도입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시민들에게 정책의 투명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의 ‘새 조치’가 봉쇄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수도 파리 당국은 이미 코로나19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하면 봉쇄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해왔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파리에서는 하루 평균 10만명당 400명씩 감염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중환자실에는 12분에 1명씩 입원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에서 이같은 특단의 조치가 계속해서 도입되는 이유는 더딘 백신 접종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될 것으로 믿고 완화했던 방역 조치가 부메랑이 되어 유럽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NYT는 절대적으로 모자란 백신 공급량 외에도 유럽 사회 특유의 관료제와 배송 지연 등 요인들이 접종을 지연시켰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다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며 접종이 중단돼 타격을 받기도 했다.
NYT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방역 정책에 지친 시민들이 반발해 벌이는 대규모 시위도 갈수록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