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의 성폭력 가해 폭로가 나왔던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32) 관련해 새로운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기성용의 법률대리 송상엽 변호사는 폭로 초기 피해자 중 한 명과 기성용의 지인 사이 통화 녹취 일부를 17일 공개했다. 전날 방송된 MBC방송 ‘PD수첩’에서 피해자 2명이 직접 육성으로 가해가 6개월 이상 주로 합숙소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 데 따른 대응이다. 송 변호사는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조치는 26일 안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음성파일로 공개된 녹취에서 피해자는 폭로가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가 실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녹취에서 그는 “누가 (기사를) 내달라 이런 얘기도 안했다”면서 “이게 왜 이렇게 나갔냐 물었더니 자기도 법적으로 이런 걸(조치를) 하다보니 나갔다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정정보도를 막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변호사에게 오보다, 기성용 아니다라고 (기사를) 내달라고 얘기했다”면서 “(변호사가) 이걸 오보라고 쓰면 자신은 한국에서 못 산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기성용 측이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보도 관해 질문을 받자 “전혀 없다. 우리는 아무 얘기 없고 자신들끼리 소설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 파일에서는 그는 “(변호사와) 오보(라는 내용으로) 기사가 일단 나가는 쪽으로 얘기하고 있다”면서 “기사를 내면 성용이 형(기성용) 쪽에서 명예훼손을 혹시나 걸 수 있다. 절대 하지 말라고 얘기해달라”고 기성용의 지인에게 부탁했다. 다만 공개된 녹취가 모두 부분 편집되어 있어 맥락을 온전히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PD수첩 제작진에 따르면 박 변호사 측은 정정보도 관련 약속이 기성용 측의 사과를 전제로 한 것이라 주장한다. 공개된 녹취 내용과 이를 모두 사실로 여긴다면 박 변호사는 최초 폭로에 자신의 신원을 밝힌 게 불이익이 될 수 있기에 피해자들의 요청을 즉각 수락 않은 셈이 된다.
다만 이 경우도 기성용이 사과를 하면 피해자들이 자신의 폭로가 거짓이라 공언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라 의구심은 남는다. 제작진은 “사건을 목격했다는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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