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삼성 라이온즈와 올봄 마지막 프로야구 연습경기를 펼친 1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6-7로 뒤처진 9회초 1사에 유서준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 마지막 공격 기회만을 남긴 상황에서 김원형 감독은 대타를 투입하지 않았다. 정해진 타순대로 나온 9번 타자 김창평의 타구가 우익수 플라이로 잡히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의 마지막까지 추신수를 아꼈다.
추신수의 첫 국내 실전 기회가 시범경기로 넘어갔다. 김 감독의 구상대로면 추신수는 오는 20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시범경기 1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SSG 관계자는 “김 감독이 반년 가까이 개인 훈련만 실시한 추신수에게 그라운드 적응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추신수의 시범경기 1차전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9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리그를 마지막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이 만료돼 올해 SSG로 이적했다. 지난달 25일 입국했지만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SSG 선수단 합류는 다소 늦었다.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SSG 동료들과 처음으로 인사하고 이제 막 일주일을 합숙했다. 김 감독이 추신수의 실전 투입을 시범경기로 미룬 이유다. 추신수는 테이블세터 겸 외야수로 완성되고 있는 김 감독의 밑그림대로 이날 오전 타격, 주루와 함께 외야 수비 훈련으로 몸을 예열했다.
추신수의 성공적인 국내 연착륙을 위해서는 성적 못지않게 적응이 중요하다. 추신수는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미국으로 직행했다. 그렇게 20년을 미국에서 살았다. 메이저리거 16년을 포함한 프로 이력도 모두 미국에서 쌓았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 이력을 제외하면 추신수는 사실상 외국인 타자에 가깝다.
추신수는 연습경기 기간 중 더그아웃에서 한국 투수의 구질과 야수의 수비 방식을 세심하게 관찰하면서도 주변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다. 모두 적응을 위한 노력이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가 동료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선수단으로 녹아들고 있다. 후배들에게 질문을 받을 만큼 추신수의 적응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