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팔아 등록금 대준 엄마… 명문대생 행세한 딸

입력 2021-03-17 13:32 수정 2021-03-17 13:43
딸 메르베 보즈쿠르트(왼쪽)와 어머니 굴스렌. 트위터 캡처

터키의 한 여성이 명문대생 행세를 하며 어머니에게 돈을 뜯어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어머니는 딸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매일 공동묘지 근처에서 꽃을 팔아 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굴스렌 보즈쿠르트(57)는 터키 안타키아에서 수년간 꽃을 팔았다. 그녀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돈을 모아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내는 등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딸 메르베(25)는 그녀의 자랑이었다. 딸은 어머니에게 등록금을 보태 달라고 했고 어머니는 꽃을 팔아 딸에게 돈을 건넸다.

메르베 보즈쿠르트가 꽃을 파는 어머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현지 매체는 가족을 향한 굴스렌의 헌신적인 삶에 주목하며 보도를 쏟아냈다.

굴스렌은 인터뷰에서 “남편은 일이 있을 때만 한다”며 “내가 꽃을 팔아 번 돈으로 자녀들의 교육비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번 돈을 자녀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아주 좋다”고 덧붙였다.

딸 메르베는 “어머니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학교를 졸업한 뒤 신경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방송 이후 모녀의 사연에 감동했다며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장학금을 주겠다는 한 시민의 문의에 “우리 학교에 그런 학생은 없다”는 옥스퍼드대학 측의 답변으로 딸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메르베는 옥스퍼드대가 아닌 이스탄불에 있는 부동산 업체에서 일하고 있었다. 심지어 여권도 없어 옥스퍼드대가 있는 영국 땅은 밟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메르베는 “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맞는다. 어머니를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거짓을 시인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